지역주민과 생태계를 몰아내는 4대강 공사 현장을 다녀와서...
4대강 사업은 어느 순간부터 사회적 정당성이나 정책적 검증이 아닌 속도전을 통한 회복할 수 없는, 그래서 되돌릴 수 없다는 불가역적 상황을 만듦으로써추진의 명분을 만드는 억지스러운 사업이 되어 버렸다. 6.2 지방선거의 민심을 수용한다는 말과는 반대 방향으로 ‘4대강 사업’은 지금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4대강 사업의 속도전은 곳곳에서 생명의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충북지역에서 세계보건기구에서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석면이 포함된 석재가 버젓이 4대강 하천공사 사용되었고, 심지어 수도권 2000만 식수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충주지역에도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인간의 건강과 생태계 보전보다 공사시기와 비용을 줄이려는 속도전과 안전불감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 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에 불과하다.
참으로 아이러니 한 것은 그동안 4대강 공사를 반대해온 ‘시민단체’에 의해서 이러한 사실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일삼는다고 몰아세웠지, 정작 현장의 실태를 제대로 살피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아직도 정부가 과연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4대강 공사는 정작 지역주민을 위한 일도 아니었다. 7.2일 가보았던 낙동강변에 위치한 김해 매리 마을의 사례는 이 사업이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님을 확인시켜주고 있었다.
이곳은 낙동강 구역 7,8공구로 정부가 하천부지로 편입해 개인 사유재산인 집과 토지 등 400여 필지 전체 마을을 강제 수용하고, 강변 쪽 1만 3700평방미터를 준설해 낙동강 폭을 넓히고, 나머지 땅은 2-3미터 높여 하천정비 구역으로 지정 자전거 도로, 공원, 편의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사업추진의 명분은 이곳의 물길이 인근(평균 11,00미터)보다 협소(555미터)해 침수피해가 있어서란다. 하지만 주민들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옥토로 생업을 이어오면서 100년이 넘도록 홍수로 인한 침수피해가 없는 지역에서 멀쩡하게 잘 살아오다가 갑자기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내쫓기는 상황에 대해 격분해 있었다.
7.8일 방문했던 영산강 광주댐 증고지역은 4대강 저수지 뚝높임 사업의 실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이었다. 저수지 뚝높임으로 120억원을 들여 조성해놓은 생태공원의 80%가 수몰될 위기에 처했고, 농지가 수몰되어 거주하는 지역주민은 하루아침에 생계가 막막해지고 있었다. 송강정철 선생의 가사문학관과 소쇄원, 식영정 등 문화유적지도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되는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이곳에 들어가는 국민의 혈세만해도 707억에 이른다.
그러나 이렇게 무리하게 추진하는 이유가 과연 존재할까. 유감스럽게도 사업지역은 저수지 증고를 해야할만큼 농업용수가 부족하지도, 홍수피해가 발생하지도 않는 곳이다. 저수지 둑높임은 가뭄에 대비한 농업용수 확보가 필요하거나 낡거나 부실해서 생길수 있는 홍수예방의 효과를 개선하는데 있어야 하나 이곳은 단지 4대강 영산강의 하천유지유량을 공급하려는 목적이외에는 사업의 이유가 없었다. 전국에 이처럼 아무 근거없이 저수지 뚝높임을 하는 곳이 96곳에 이르며, 이중 23곳을 제외한 73곳이 불필요한 사업이다. 이처럼 불필요한 사업에 총 2조 2,986억의 소중한 국민의 혈세가 고스란히 버려지고 있다.
영국 사우스햄튼 항구를 떠나 뉴욕으로 처녀 출항에 나섰던 타이타닉은 1912년 4월 14일 밤 11시 40분, 부유하던 빙산과 충돌한 후 2시가 40분만에 해저 3821미터 아래로 가라앉았고, 승선 인원 총 2,223명 중 1,517명이 목숨을 잃었다.
배의 침몰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어왔고, 최근 한 분석결과에 따르면 불과 1달러짜리 부품불량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배멀미에 새겨 넣은 ‘신도 이 배를 침몰시킬 수 없다’(god himself could not sink this ship)는 문구야말로 타이타닉호의 진정한 침몰원인인지 모른다.
그것은 인간의 오만함과 기술만능주의, 최소한 지켜야할 원칙인 규모에 걸맞게 구명보트를 갖추어야 하는 것 등을 소홀히 함으로써 대형참사가 되었다. 타이타닉의 침몰은 기술만능주의에 빠진 무리한 항해가 빚은 참사다.
4대강 사업도 인간의 안전과 생태계의 보전보다는 실적과 공기를 맞추기 위한 안전불감증, 속도전으로 곳곳에서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우리는 4대강 사업에서 타이타닉의 침몰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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